내가 이런 낙담 가운데 있을 때에 나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준 한 꿈을 꾸었다. 나는 꿈에 성전을 보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리로 들어가고 있었다. 마감 시간이 되기 전에 그 성전 안에 피신한 자들만 구원을 받게 되고, 밖에 남아 있는 자들은 영원히 멸망을 받게 되어 있었다. 각기 자신들의 길을 따라가느라고 밖에 남은 자들은 성전 안으로 들어가는 자들을 비웃고 조롱하면서 말하기를 “이 피신 계획은 교활한 속임수이며 실상은 피해야 할 아무런 위험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심지어 그들은 담 안으로 서둘러 들어가려는 몇 사람들을 못 들어가도록 붙들기까지 하였다. LS 33.1
나는 조롱받을까봐 두려워서, 사람들이 흩어지기까지 기다렸다가 그들이 보지 않을 때에 들어가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늘어났다. 그리하여, 나는 너무 늦을까 두려워서 급히 집을 떠나 사람들 가운데로 파고 들어갔다. 성전에 들어가야 겠다는 일념 때문에 내 주위에 있는 군중들을 의식하지도, 보지도 못하였다. LS 33.2
성전에 들어가 보니, 그 큰 성전이 한 개의 거대한 기둥에 의하여 지탱되어 있는데 거기에 갈기갈기 찢겨 피투성이가 된 어린 양이 매여있었다. 거기에 있는 우리들은 이 어린 양이 우리들 때문에 찢기고 상처받은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성전에 들어가는 모든 사람들은 이 어린 양 앞에 와서 자기들의 죄를 고백해야 하였다. 그 어린 양 바로 앞에 높은 좌석이 있었는데, 거기에는 아주 행복해 보이는 일단의 무리가 앉아 있었다. 하늘의 빛이 그들의 얼굴을 비추는 듯하였고, 그들은 천사들의 노래와 같은 감사의 노래를 불러 하나님을 찬양하였다. 그들은 그 어린양 앞에 나아와서 그들의 죄를 고백하여 용서를 받고 모종의 즐거운 사건을 기쁨으로 기다리고 있는 자들이었다. LS 33.3
나는 건물 안에 들어온 후에도 두려움에 잠겨 있었고, 이 사람들 앞에서 내 자신을 낮추어야 한다는 수치심이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어서 그 어린 양을 대면하기 위하여 그 기둥을 돌아서 천천히 발을 옮겼다.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성전이 진동하고 모인 성도들 가운데서 승리의 함성이 일어났다. 그리고, 무섭도록 찬란한 빛이 건물을 비추더니 모든 것이 갑자기 캄캄해졌다. 그 행복스럽던 무리들은 찬란한 빛이 비치자 모두 사라졌고, 오직 나만이 고요한 한밤의 공포 가운데 홀로 남게 되었다. LS 34.1
나는 마음에 고민하다가 깨어났지만 그것이 꿈이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나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었고, 주님의 성령은 내게서 떠나버려서 영영 다시 돌아오시지 않을 것만 같았다. LS 3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