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은 사랑하는 주님의 시체를 가지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그는 거칠고 무식한 군인들이 함부로 예수의 시체를 거두어 아무 데나 욕되게 매장할 것을 생각하고 매우 근심하였다. 요한은 자기가 유대 나라의 당국자들에게서 아무런 호의도 받지 못하고 빌라도에게서도 별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난처한 입장에서 요셉과 니고데모가 나타나 도와주었다. 요셉과 니고데모는 둘 다 산헤드린 공회의 회원이었고 또한 빌라도와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 이 두 사람은 세력과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예수의 시체를 정중하게 장사해야 겠다고 결심하였다. SR 227.2
그래서 요셉은 담대하게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체를 달라고 요청하였다. 빌라도는 예수의 시체를 요셉에게 내어 주라는 공식적인 명령을 내렸다. 제자 요한이 사랑하는 주님의 귀한 유해에 대하여 매우 염려하고 걱정하고 있을 때에 아리마대 요셉이 총독의 위임장을 가지고 왔다. 니고데모는 빌라도와 요셉의 회견 결과를 예측하고 값진 몰약과 침향을 백근 가량이나 마련해 가지고 왔다. 온 예루살렘에서 가장 존귀한 사람이 죽었을 때에도 예수만큼 더 존귀한 대우를 받은 일은 없었다. SR 227.3
그들은 정숙하고 공손하게 자기들의 손으로 예수의 시체를 십자가에서 내려서 찔리고 상하신 그의 몸을 조심스럽게 닦고 피묻은 흔적을 씻기면서 동정의 눈물을 흘렸다. 요셉은 자기를 위하여 준비해 두었던 돌을 파서 만든 새 무덤을 소유하고 있었다. 이 무덤이 갈바리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그는 이제 이것을 예수를 위하여 즐겨 제공하였다. 그래서 예수의 시체는 니고데모가 가져온 향료를 넣어 가는 베로 싼 후에 세 제자가 함께 아직 사람을 장사하지 아니한 새 무덤으로 고귀하신 저희 구주를 모셔갔다. 그들은 찢어지고 상한 수족을 거두고 상한 손을 박동이 그친 가슴 위에 접어드렸다. 갈릴리 여인들은 사랑하는 저희 스승 예수의 시체가 어떻게 되었나를 보려고 무덤에 가까이 왔다가 무덤에 큰 돌을 굴려 막아 놓은 것을 보고는 하나님의 아들이 그 속에 누워 계신 줄을 알고 돌아갔다. 이 여인들은 최후까지 십자가 앞에 있었고 또한 최후까지 그리스도의 무덤에 있었다. SR 228.1
유대의 관원들은 하나님의 아들을 죽이는 악마적인 목적을 달하긴 했으나 그들의 우려는 진정되지 않았고 그리스도에 대한 그들의 질투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은 복수했다는 통쾌감과 함께 요셉의 무덤에 누워 있는 그리스도의 죽은 몸이 다시 살아나 무덤에서 나오지나 않을까 항상 염려가 되었다. 그래서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함께 빌라도에게 모여 가로되 주여 저 유혹하던 자가 살았을 때에 말하되 내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리라 한 것을 우리가 기억하노니 그러므로 분부하여 그 무덤을 사흘까지 굳게 지키게 하소서 그의 제자들이 와서 시체를 도적질하여 가고 백성에게 말하되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다 하면 후의 유혹이 전보다 더 될까 하나이다”(마 27:62-64). 빌라도 역시 유대인들처럼 예수께서 자신을 죽인 사람들을 벌하시려고 권능을 가지고 무덤 가운데서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빌라도는 제사장의 요구에 따라 무덤을 지키도록 군사를 보냈다. “빌라도가 가로되 너희에게 파수꾼이 있으니 가서 힘대로 굳게 하라 하거늘 저희가 파수꾼과 함께 가서 돌을 인봉하고 무덤을 굳게 하니라”(마 27:65, 66). SR 228.2
유대인들은 예수의 무덤을 지킬 군사를 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무덤 문을 막은 돌에 인봉하여 아무도 몰래 그 무덤에 손을 대지 못하게 하며 또한 예수의 제자들이 예수의 시체를 가져가 유혹하는 일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온갖 수단을 다했다. 그러나 유대인의 모든 계획과 수단은 다만 예수의 부활에 대한 개선의 기쁨을 더욱 완전하게 하였고 그 사실을 더욱 확증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SR 2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