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가 그분의 공의에 가리워져 무색해지는 것 같았다. 이 무렵에 내가 겪은 정신적 고뇌는 매우 심각하였다. 나는 죄인이 영원히 타오르는 지옥 불 속에서 산다고 배웠으므로, 하나님도 없고 소망도 없는 죄인들의 비참한 상태를 생각할 때마다 깊은 절망에 빠졌다. 나는 내가 구원을 받지 못하고 생지옥에서 영원한 고통을 받으며 살게 될까봐 두려웠다. 내 죄가 너무 중하여 용서받을 수 없으므로 나는 영원히 잃어버리고 말 것 같은 무서운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LS 29.3
멸망받는 영혼들에 대한 무서운 묘사가 내 마음속에 깊이 맺혔었다. 목사들은 강단에서, 멸망 받는 자들의 상태에 대하여 생생하게 묘사하였다. 목사들은, 하나님은 성화된 자들 외에는 아무도 구원하지 않으시며, 하나님의 눈은 항상 우리를 주시하시고 그분의 무한한 지혜로써 정확하게 책에 기록하시므로, 우리가 범한 모든 죄가 낱낱이 등재(登裁)되었다가 공의로운 형벌을 받을 것이라고 가르쳤다. LS 29.4
사단은, 그의 먹이를 잡으려고 노리다가 우리를 가장 깊은 고통의 심연에 처넣고는 영원히 불타는 지옥에서 무서운 고통을 당하는 꼴을 보고 기뻐 날뛰는 존재로 묘사된다. 거기서 수천 수만 년 동안 고초를 당한 후에, 타오르는 불길이 몸부림치는 수형자(受形者)들을 표면으로 휘말아 올리면, 그들은 “주여, 얼마나 오래 이 고통을 받아야 합니까?” 라고 비명을 지른다. 그러자, “영원 무궁토록이니라!”는 대답이 뇌성처럼 심연에 울린다. 그러고는, 이글거리는 불길이 다시 그들을 휘말아서 영원히 요동하는 불바다 속에 깊이 처넣는다. LS 29.5
이런 무시무시한 묘사를 듣고 있을 때면 나는 그 묘사된 장면에 너무나 골몰하게 되어 땀이 나고, 그 멸망의 고통을 당장 당하는 것 같아서 신음 소리를 억누르기가 힘들었다. 그런 다음, 목사는 생명의 무상함을 강조한다. 일순간 이승에 있다가 다음에 지옥으로 가든지, 혹은 일순간 이 땅에 있다가 다음에는 천국에 있게 된다고. “우리는 악마와 함께 불못에 들어가기로 선택할까요, 그렇지 않으면 천사들과 벗삼아 천국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선택할까요? 우리는 멸망받는 영혼들의 울부짖고 저주하는 소리를 영원토록 듣겠습니까, 아니면 보좌 앞에서 예수님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르겠습니까?” LS 30.1
우리의 하늘 아버지는 우리가 능히 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랑으로 그의 피조물들을 사랑하시며 그들을 당신의 왕국으로 구원해 들이기를 염원 하시는 자애롭고 동정적인 죄인의 친구로 나의 마음에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멸망받는 자들의 비명 듣기를 즐겨하시는 폭군처럼 느껴졌다. LS 30.2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대로 만드신 인간들을 형벌하기를 좋아하신다는 생각이 내 마음을 지배할 때, 암흑의 장벽이 하나님과 나 사이를 분리시키는 것 같았다. 우주의 창조주께서 악인을 지옥에 던져 넣어 거기서 영겁(永劫)을 두고 끝없이 불타게 하신다는 생각을 할 때 나의 마음은 무서워서 자지러지고, 그토록 잔인하고 포악한 존재가 나를 죄의 저주에서 기꺼이 구원하고자 할 리가 없으리라는 생각으로 절망에 빠졌다. LS 31.1
나는 하나님 자신이 영존하시는 만큼 영원히 지옥 불을 견뎌 내야 하는 정죄받은 죄인의 운명이 곧 나의 운명일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거의 완전한 암흑이 나를 엄몰시켜서, 거기에서 헤어나올 도리가 없는 것 같았다. 만일, 지금 내가 이해하고 있는 이 진리를 누가 내게 가르쳐 주었다면 나는 그토록 많은 번민과 비애를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만일, 하나님의 사랑을 더욱 숙고하고 그분의 준엄한 공의에 대하여 덜 생각했더라면, 그분의 품성의 영광이 나의 창조주께 대한 깊고 간절한 사랑을 나의 마음에 격발시켰을 것이다. LS 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