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그는 다시 회의에 끌려나왔다. 그의 재판관들은 그의 굴복으로 만족하지 못하였다. 피에 목마른 저들은 후스의 죽음으로 자극을 받아 새로운 희생자를 요구하게 되었다. 제롬은 진리를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 생명을 보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제롬은 그 신앙을 고백하는 동시에 자기의 형제 순교자의 뒤를 따라 화형을 당하기로 굳게 결심하였다. GC 112.1
그는 지난번의 말을 취소하고, 죽음을 각오한 사람으로서 변명할 기회를 달라고 엄숙히 요구하였다. 그의 말이 끼치게 될 영향을 두려워한 주교들은 그에게 대한 고소에 대해서만 가부간에 대답하라고 강요하였다. 제롬은 이와 같이 잔혹하고 불의한 일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항의하였다. “너희들은 나를 무서운 감옥, 불결하고 악취가 코를 찌르는 곳에서 필요한 것은 아무것도 주지 않은 채 3, 40일간 구금하였다. 그리고 나를 너희 앞에 끌어내어 나를 죽이려는 원수들의 말은 들어 주면서 나의 증언에는 귀를 기울이지 아니하였다. 만일 너희들이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들이고 전 세계의 광명이라 자처한다면 정의에 대하여 범죄치 않도록 조심하라. 나는 다만 하나의 연약한 인간이다. 나의 생명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내가 불의한 선고를 하지 않도록 너희들에게 권고하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하여 하는 것보다 너희들을 위하여 하는 것이다” (Bonnechose, vol.2, p.146, 147). GC 112.2
그의 요구는 마침내 수락되었다. 제롬은 재판관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성령이 자기의 생각과 말을 제어해 주심으로써 주님을 욕되게 하거나 한 마디라도 진리에 어그러지는 말을 하지 않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였다. 이날에 그에게는 초대 교회의 사도들에게 주신바 언약, 곧 “너희가 나를 인하여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리니 이는 저희와 이방인들에게 증거가 되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를 넘겨줄 때에 어떻게 또는 무엇을 말할까 염려하지 말라 그 때에 무슨 말할 것을 주시리니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속에서 말씀하시는 자 곧 너희 아버지의 성령이시니라” (마 10:18~20) 고 하신 그 언약이 성취되었다. GC 112.3
제롬의 말은 그의 원수들까지도 경탄케 하고 놀라게 했다. 그는 극심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번민 속에서 1년 동안 감옥에 갇힌 채로 보지도 못하고 읽지도 못하였다. 그러나 그의 말은 마치 그가 아무런 박해도 받지 않고 계속해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것처럼 분명하고 능력이 있었다. 그는 청중들에게 불의한 재판관들에 의하여 정죄의 선고를 받았던 성도들을 일일이 열거하였다. 그는 어떠한 시대에든지 그 시대의 백성들을 계몽하려고 힘쓴 자들이 비난을 받고 배척을 당하였으나 후에는 영광을 받은 것과 그리스도 자신도 불의한 법관에게 악인으로 정죄를 받으신 사실을 지적하였다. GC 112.4
신앙을 취소하였을 때 제롬은 후스가 정죄를 받은 것을 당연하다고 동의했었다. 그러나 이제 그는 자신의 회개를 선포하였으며 그 순교자의 무죄와 성결을 다음과 같이 증언하였다. “나는 그를 어렸을 때부터 알았다. 그는 의롭고 거룩하며 가장 탁월한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 죄 없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 …나 역시 죽음을 각오하고 있다. 언젠가는 아무도 속일 수 없는 크신 하나님 앞에서 그들의 기만에 대하여 심판을 받게 될 나의 원수들과 거짓 증인들이 마련해 놓은 고통을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Bonnechose, vol.2, p.151). GC 1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