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18세에 에르푸르트 대학에 입학하였을 때 그의 처지는 비교적 순탄하고 유년 시절보다는 훨씬 유리했으며 그의 미래의 전망은 더 밝았다. 그의 부모는 근검절약하여 상당한 재산을 모았으므로 그에게 필요한 것을 대어 주기에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좋은 동무들의 감화로 그는 일찍이 받은 교육의 음울한 감화를 어느 정도 경감시킬 수 있었다. 그는 또한 일류대가 (一流大家) 들의 저서들을 연구하는 일에 몰두하였으며, 그들의 가장 중요한 사상들을 모았으며 현인들의 지혜를 그의 것으로 만들었다. 유년 시대의 교사들로부터 엄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그는 신뢰할 만한 우수한 인물로 자라갔고, 좋은 상태에 놓여 있는 그의 정신은 신속히 발달하였다. 그리고 그에게는 강한 기억력, 투철한 상상력, 명확한 판단력, 지칠 줄 모르는 열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곧 학우 가운데서 수위 (首位) 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의 지적 훈련은 그의 이해력을 발달시켜 주었고 그의 생애의 투쟁을 위하여 그를 준비시키고 있었던 정신력과 예민한 지각을 일깨워 주었다. GC 121.4
루터의 마음에 있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생각은 그로 하여금 확고한 목적을 갖게 하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한 사람이 되게 하였다. 그는 항상 하나님의 도우심의 필요를 느끼고, 매일 기도로써 일을 시작하고 계속적으로 하나님의 지도와 도우심을 간구하였다. 그는 자주 “기도를 잘하는 것은 공부의 반 이상을 한 것이다” (D’Aubigne, b.2, ch.2) 고 말하였다. GC 122.1
어느 날 루터는 대학 도서관에서 서적을 조사하다가 라틴어 성경을 발견하였다. 그는 이러한 책을 본 적도 없었고, 그런 책이 있는 것도 알지 못하였다. 그는 예배 시간에 회중에게 복음서와 편지서의 일부를 읽어 주는 것을 들어왔는데, 그것이 성경의 전부인 줄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때에 처음으로 그는 성경의 전부를 보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두렵고 놀라운 마음으로 생명의 말씀을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가운데 생명의 말씀을 읽어 가다가는 때때로 멈추고서 “오, 하나님 나에게 이런 책을 주셨으면!” (D’Aubigne, b.2, ch.2) 하고 부르짖었다. 하늘 천사들이 그의 곁에 있었고, 하나님의 보좌로부터 비치는 빛이 진리의 보배를 그에게 알려 주었다. 그는 지금껏 하나님께 불쾌히 여김을 받고 있지나 않은지 두려워하고 있었으나 이번처럼 죄인으로서의 자신의 상태를 깊이 깨달은 적은 없었다. GC 122.2
죄에서 해방을 받고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고자 열렬히 소원한 나머지 그는 마침내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자의 생활에 전념하였다. 수도원에서는 그에게 극히 비천한 일이 맡겨졌으며 문전걸식을 요구받았다. 그는 이미 자존심이 강한 연령에 달하였으므로 그처럼 비천한 일은 그의 타고난 감정에 심한 굴욕감을 주었다. 그러나 그는 자기의 죄를 위해서는 이러한 일도 필요한 것이라고 믿고 이러한 굴욕을 견뎠다. GC 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