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죄를 사랑하는 미신적인 사람들은 자기들의 두려움을 진정시켜주던 궤변이 사라져 버렸으므로 놀랐다. 범죄를 인가해 주는 그들의 사업이 방해를 받고, 그들의 이득에 위협을 느끼게 된 교활한 승려들은 격분하였으며, 그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결속하였다. 이에 개혁자는 혹독한 무고 (誣告) 를 당하게 되었다. 어떤 자들은 그가 충동으로 조급한 행동을 하였다고 비난하였다. 또 다른 사람들은 그를 참람된 자라고 욕하고, 하나님의 지도를 받는 것이 아니라 교만하고 건방진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그러나 루터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사람이 어떤 새 의견을 주장하게 될 때 교만해 보이지 않거나 싸움을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면서 그런 일을 한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그리스도와 모든 순교자들이 죽임을 당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은 그 당시의 지혜를 멸시하는 교만한 사람들처럼 보였던 연고이며, 그들이 옛날부터 전해 오는 가르침을 겸손하게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갔던 까닭이다.” GC 130.3
그는 다시 말을 이었다.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사람의 판단력으로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서 할 것이다. 만일 그 일이 하나님께 속한 일이라면 누가 그것을 방해할 수 있겠는가? 그것이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면 누가 능히 그 일을 진전시킬 수 있겠는가? 이것은 내 뜻이 아니요 그들의 뜻도 아니며 또 우리의 뜻도 아니요, 하늘에 계신 거룩하신 아버지 바로 당신의 뜻이니이다” (D’Aubigne, b.3, ch.6). GC 131.1
루터는 성령의 감동을 받고 그 일을 시작하였으나, 그 사업을 전진시키려면 무서운 투쟁을 면할 수 없었다. 원수들의 비난과 그의 목적에 대한 그들의 오해와 그의 동기와 인격에 대한 신랄하고 온당치 않은 비난 등이 거센 홍수처럼 엄습해 왔다. 그는 교회와 학교 안에 있는 백성들의 지도자들이 즐거이 개혁 사업에 참여하고 그와 연합해 줄 것을 굳게 믿었다. 그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격려의 말을 듣고, 기쁨과 희망으로 고무되었다. 그는 이미 선견지명을 가지고 교회 안에 더욱 광명한 새벽이 밝아 오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격려가 비난과 정죄로 돌변하였다. 정부와 교회의 많은 고관들은 그의 이론의 정당성을 확신하였으나, 그 진리들을 승인하게 되면 미구에 큰 변혁이 초래되리라는 것을 알았다. 백성들이 계몽되어 개혁을 일으키게 되면, 사실상 로마의 권위를 해치고, 그 금고로 흘러 들어가는 무수한 보화의 물줄기를 멈추게 하여 법왕교의 지도자들의 낭비와 사치를 크게 줄어지게 할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을 제각기 분별력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가르쳐서 그리스도만을 구주로 쳐다보게 한다면, 법왕의 보좌는 전복되고, 필경에는 그들 자신들의 권위도 상실될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지식을 거절하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계몽시키기 위하여 보낸 사람을 반대함으로써 그리스도와 진리를 다같이 배반하는 행동을 취하였다. GC 131.2
루터는 자기 자신, 곧 지상의 가장 큰 세력을 대항하고 있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전율하였다. 어떤 때에는 그가 과연 하나님의 지도를 따라서 법왕교의 권위에 대항하고 있는 것인지 의심하기도 하였다. 그는 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지상의 군왕들과 온 세계가 두려워하고 떠는 법왕권을 대항하여 일어선 나는 대체 무엇이냐! 처음 2년간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의 고민을 하였으며 실망과 낙담을 겪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D’Au-bigne, b.3, ch.6). 그러나 그는 완전히 실망하도록 버려지지 아니하였다. 그는 사람의 도움이 끊어졌을 때, 하나님만을 앙망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을 붙들 때에 절대로 안전하다는 것을 배웠다. GC 1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