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한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편지하였다. “그렇게 하므로 압박을 받는 자는 이중의 이익을 얻는다. 첫째는 그 기록으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의 판단에 호소할 수 있고, 둘째는 자기의 교만한 말로 지나치게 위압적인 태도로 방자하게 함부로 말하는 폭군에게, 그 양심에는 호소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에게 공포감을 갖게 하는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Martyn, The Life and Times of Luther, pp.271, 272). GC 136.2
그리고 둘째 번의 회견에서, 루터는 성경에서 인용한 많은 구절들로 이루어진 명료하고 간결하고 힘 있는 자신의 주장에 대한 설명문을 제출하였다. 그는 그것을 큰소리로 낭독한 후에 추기경에게 넘겨주었다. 그러자 그는 그것을 다만 쓸데없는 말을 기록한 불경하기 짝이 없는 인용구 (引用句) 의 수집에 불과한 것이라고 외치면서 멸시하는 태도로 내어던져 버렸다. 이에 루터는 담대히 일어나서 횡포 무례한 법왕 사절의 논법을 이용 (利用) 하여 전설과 교회의 구전 (口傳) 과 가르침을 여지없이 전복시켰다. GC 136.3
법왕의 사절은 루터의 변론에 도무지 대답할 수 없음을 알자, 자제력 (自制力) 을 잃고 맹렬한 불과같이 노하였다. “취소하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로마로 보내겠다. 거기서 너는 너의 소송 사건을 담당한 재판관들 앞에 서야 한다. 나는 너와 너희 일당을 파문한다. 또 어떠한 경우에든지 너를 돕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교회에서 내어 쫓겠다”고 그는 부르짖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으로 교활하고 분노한 음조로 “취소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다시 이곳에 돌아오지 말라” (D’Aubigne, London ed., b.4, ch.8) 고 단언하였다. GC 136.4
루터는 지체하지 않고 친구들과 함께 즉시 그 곳에서 퇴장함으로 취소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나타내었다. 그것은 법왕의 사절이 의도했던 것과는 전혀 반대되는 일이었다. 그는 위협으로 루터에게 공포감을 줌으로 그를 굴복시킬 수 있으리라고 믿었었다. 그는 이제 자기의 지지자들과만 남게 되었으므로 둘러앉은 사람들을 차례로 돌아보며 자기의 계책이 뜻밖에 실패한 것을 분하게 생각하였다. GC 137.1
이때의 루터의 활약은 좋은 결과를 거두었다. 그 곳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은 그 두 사람을 비교해 보고, 그들이 나타낸 정신들을 스스로 판단해 볼 뿐만 아니라, 그들이 제시한 이론의 설득력과 진실성을 비교해 보고 판단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그것들은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개혁자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단순하고, 겸손하고, 굳센 태도로 진리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법왕의 사절은 으스대며, 거만하고, 횡포하고, 비합리적인 태도로 한 구절의 성경 말씀도 인용하지 않은 채 화를 내면서 “취소하라. 그렇지 아니하면 로마에 보내어 처벌하겠다”고 부르짖을 뿐이었다. GC 137.2